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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탄 잠수정
타이타닉호 관광 잠수정 타이탄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 홈페이지

 

111년 전 침몰한 여객선 타이타닉 호의 잔해를 보기 위해 잠수정 '타이탄'에 탔던 승객 5명이 모두 숨졌다는 소식입니다. 지난 18일 오전 잠수 시작 1시간 45분 후 연락이 두절된 이후 4일 만에, 현지 시각 22일 발표되었는데요. 통신과 항법장치 신호가 동시에 사라졌던 것으로 보아 내부 폭발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타이탄과 육지 간 통신이 끊긴 직후 해군이 '내부 폭발로 추정되는 이상 음파'를 감지했다고 하며, 이를 통해 수색 범위를 좁혔다고 전해졌습니다.

 

 

탑승자 정보

5명은 영국의 사업가이지 탐험가인 해미쉬 하딩(58), 파키스탄 출신 영국인 사업가 샤하다 다우드(48)와 그의 아들 술레만(19), 프랑스 해양 전문가인 폴 앙리 나르굴레(77),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 설립자 스톡턴 러시(61)입니다.

그런데 이 실종된 잠수정을 운항하는 CEO 스톡턴 러시의 부인 웬디 러시가 1912호 타이타닉 호 침몰로 사망했던 이 시 도어 스트라우스와 아이다 스트라우스 부부의 고손녀라고 합니다. 이 시 도어는 미국 대표적인 고급 백화점 메이시스의 공동 소유주였는데,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 시 도어는 구명보트 자리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고 탑승을 거부했고, 아이다도 혼자 탈출하는 대신 남편 곁에 남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탑승자 중에는 부자지간도 있었습니다. 아들 술레만과 함께 타이탄에 오른 파키스탄의 재벌 샤하다 다우드는 파키스탄 최대 식품·비료 기업인 엔그로홀딩스의 부회장이며, 그의 누나의 인터뷰에서 확인된 바 '영화 타이타닉 호'를 여러 번 봤을 정도로 집착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의 아들 술레만은 이번 투어가 두렵다고 했지만 아버지를 기쁘게 해 주려 동반 탑승을 결정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항공업체 '액션에이비에이션' 회장이자 영국 국적의 억만장자인 해미쉬 하딩도 여러 기네스 세계기록을 보유한 탐험가로, 2021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에서 가장 오래, 가장 멀리 해저를 탐사했던 기록도 세웠습니다. 뿐만 아니라 작년에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세운 민간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을 통해 우주여행도 다녀왔다고 합니다.

프랑스 국적의 폴 앙리 나르굴레는 '미스터 타이타닉'이라는 별명을 가진 해양 탐사 전문가입니다. 해군 출신인 그는 1987년 최초의 타이타닉호 복구 작업을 했으며, 선체 인양권을 가진 기업에서 5천 여개에 이르는 유물 발굴 작업을 이끌기도 했다고 합니다.

스트라우스 부부 웬디 러시
영화 타이타닉에 묘사된 '스트라우스 부부'(왼쪽)와 그 후손 웬디 러시(오른쪽)

 

타이타닉 호 인근에서 잔해 발견

타이타닉호 뱃머리로부터 488m 떨어진 해저에서 잠수정 잔해물 5개를 발견하였고, 수중 폭발의 근거가 된다 말했습니다. 발견된 잔해는 탑승객이 머물던 공간의 일부인 잠수정 선체 꼬리 부분과 선체 앞부분 등 5조각입니다. 모거 소장은 시신 수습 가능성에 대해 '해저 상황이 열악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말을 아꼈습니다.

타이탄은 해수면의 약 400배에 달하는 해저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순식간에 찌그러지며 구조물이 파괴되는 일종의 내부 폭발로 교신이 두절된 것으로 보입니다. 해저 4,000m의 압력은 마치 사람 위에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올라가 있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수색 구역은 코네티컷 주의 2배 크기였으며, 수심은 근 4km였습니다. 수색 비용만 해도 수백만 달러(수십~수백억 원)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미국, 캐나다, 프랑스의 기관들이 함께 구조 작업에 나섰으며, 수색 과정에서 이틀에 걸쳐 쿵쿵 거리는 수중 소음이 탐지되었던 터라 실종자들이 살아있는 것이 아닌가 했으나, 탐지되었던 소음과 타이탄 사이에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합니다. 다만 해양 경비대 측은 '사고 관련 시간별 상황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며, 잠수정이 폭발할 정도의 소리라면 부표형 음파 탐지기에도 포착되었을 것인데 현재로서는 확인된 것이 없다고 했습니다.

 

초호화 타이탄 잠수정 투어

실종된 타이탄은 6.7m의 길이에 탄소 섬유와 티타늄으로 만들어진 잠수정으로, 조종사 1명과 승객 4명을 태우고 해저 4천 m까지 내려갈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또한 이 잠수정 투어는 1인당 비용이 25만 달러(한화 약 3억 2,500만 원)에 이르는 초고가 관광 상품입니다.

 

 

영화 '타이타닉'의 감독 제임스 카메론은 타이탄의 비극이 타이타닉과 몇 가지 비슷한 점이 있다고 말했는데요. '타이타닉호는 영국 사우샘프턴에서 미국 뉴욕으로 가는 첫 항해에서 빙산에 부딪혀 침몰했으며, 1500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배 앞에 얼음이 있다는 경고를 반복적으로 받았지만 달빛이 없는 밤에 얼음밭을 전속력으로 달려 많은 사람이 사망했던 것입니다. 타이탄 또한 잠수정 통신과 항법 장치 신호, 추적용 트랜스폰더가 한꺼번에 먹통이 되며 이 같은 참사가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경고를 무시한 비극이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것입니다.

타이타닉호 침몰 기사
타이타닉 호 침몰 기사 -1912년 4월 16일자 <The Times Dispatch newspaper>

 

영화 타이타닉에서 표현된 빙산과의 충돌 상황 https://youtu.be/bYOn3-PhA9c